최근 약간 글을 간헐적으로 올리면서 조회수가 좀 떨어졌지만 어느새 꾸준히 쓰다보니 글도 360개에 누적 방문자수도 50만명이 넘은 맛집블로거가 되었다. 비록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지만 협찬의 온상이 된 블로그 세계에서 360개의 맛집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단 한 개의 협찬도 받지않고 오로지 직접 내돈을 주고 먹은 식당에 대한 글만 올렸다. 가끔 협찬으로 식사를 제공받거나 돈을 버는 블로거들이 부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 솔직한 후기를 쓰고싶었던 마음이 컸고, 나름의 자부심을 느낀다.
오늘은 그동안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또한 평생을 부산에서 살아온 부산 현지인 토박이로써 진짜 맛집이라고 뽑을만한 식당들을 선정해보고자 한다. 이제 30년간의 맛집 데이터가 좀 쌓였으니까 매년 그해에 먹은 밥집들 중에 뽑아서 연도별로 글을 쓰려고 생각중이고, 기념일 맛집 베스트나, 지역별 베스트 등도 선정해볼 계획인데, 일단은 첫 시작인 만큼 지금 이글을 쓰는 2023년도 5월까지 가본 부산 중에서 선정했다. 또한 지극히 주관적인 선정이기 때문에 왜 이 식당이 들어갔는지, 왜 이 식당은 빠졌는지 같은 가타부타는 없었으면 좋겠다. 처음에 글을 구상하며 Best10으로 10곳을 뽑아보려 했는데 선정하다보니 12개가 되었다. 매년 시상식에 왜 공동수상이 있는지 이제야 좀 이해가 된다. 12곳의 순서는 맛있는 순위와는 무관하고 모두 광고없이 내돈내산이다. 그럼 시작하자.
[Best12] 1. 이재모 피자
첫번째는 Best12 안에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이재모피자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식 피자. 이재모피자는 거의 매년 잊을만하면 한 번씩 찾아가는 곳이다. 본점은 남포점인데 92년이래 최근까지 분점을 안내고 있다가 작년에 서면점을 분점으로 내었다. 먹어보니 서면점도 맛있지만 미묘하게 파스타에서 남포점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재모피자의 맛의 비결은 별다른게 아니고 고소한 임실치즈를 아끼지 않고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피자집들이 다들 치즈를 넉넉히 쓰다가 어느순간부터 치즈추가를 하지 않으면 치즈가 많이 나오지 않는데, 이재모피자는 변함없이 치즈를 넉넉히 써서 어느 피자를 먹어도 맛있다. 개인적으로 빵부분에 햄이 든 것은 비추고, 이재모 치즈크러스트를 추천한다. 파스타류도 퀄리티가 좋으니 추천. 지금은 다른 식당에도 꽤 많이보이지만 태블릿 주문이나 서빙로봇 등을 발빠르게 적용하거나,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서 음료컵 사이즈를 키운 것 등 갈때마다 노력과 발전이 보이는 것도 이 가게를 사랑하는 이유다.
참고로 이재모 피자글은 예전에 네이버 검색을 하면 티스토리 블로그임에도 제일 위에 나왔었는데, 지금은 네이버 정책상 티스토리 블로그를 검색 알고리즘에서 낮게 조정하기 때문에 상단에 나오지 않고있다.
그럼에도 본점인 남포점 글은 거의 만 명, 서면점 글은 6천명이 넘게 봤으니... 이쯤이면 이재모피자는 명예 홍보대사에게 피자 시식권이라도 좀 제공해줬으면 하는 피자맨의 소박한 바램
[Best12] 2. 톤쇼우
서울에서는 웬만한 맛집에 보통 웨이팅이 1시간이 넘지만 부산에는 보통 웨이팅이 그리 길지않은데, 톤쇼우는 갈때마다 웨이팅이 많다. 본점은 부산대에 있고, 유일한 분점은 광안리에 있는데 광안리점도 상당한 웨이팅을 자랑한다. 하지만 톤쇼우는 진짜 웨이팅을 감수할만한 충분한 가게다. 돈까스를 좋아해서 수많은 돈까스 가게를 다녔지만 톤쇼우 만한 가게가 없다. 가히 돈까스라는 음식으로 낼 수 있는 맛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하는 가게. 여기서 돈까스를 먹으면 가지고 있던 돈까스라는 패러다임이 바뀐다. 추천메뉴는 버크셔k나 모둠카츠. 맛뿐만아니라, 접객도 뛰어나고, 스프, 장국, 소스, 소금까지 뭐하나 신경쓰지 않고 나온 것이 없는 곳. 유일한 단점은 긴웨이팅인데 톤쇼우는 웨이팅을 해서라도 먹어봐야하는 추천 맛집이다.
부산의 대표음식 돼지국밥. 학교다닐 때, 친구들이 점심메뉴를 물으면 늘 국밥을 얘기해서 국밥충으로 불린 내가 부산의 수 많은 국밥을 맛보고도 여전히 최고중의 하나로 손꼽는 곳이다. 사상에는 공단과 버스터미널이 있어서 예전부터 맛집이 발달했는데 개인적으로 뽑는 사상 국밥류 3대장 대궐안집, 합천일류돼지국밥, 최뼈다구해장국 모두 진짜 강추지만 합천일류돼지국밥은 정말 추천이다. 돼지국밥에는 맑은 국물과 뽀얀국물 돼지국밥 두분류가 있는데 맑은 국물 돼지국밥 중에서 내 입맛에는 가장 맞는 것 같다. 사실 많은 여행객들이 코스상 남포동, 서면, 해운대, 광안리 쪽을 돌기 때문에 사상에는 잘오지 않고, 돼지국밥 집은 부산 어느 지역을 가도 유명한 가게가 하나씩은 있기 때문에 사상 합천일류돼지국밥은 비교적 코스에 택하지 않는 편인데 오호 통재라... 진짜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가게를 찾고싶다면 무조건 추천이다.
모임을 하게 되면 메뉴는 보통 호불호 없는 메뉴를 선택하게 되고, 높은 확률로 고깃집을 모임장소로 택하기 마련. 그리고 장소는 부산의 중심인 서면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서면에 유난히 고깃집이 많은데, 이제는 상향평준화가 된 고깃집 가운데서도 특별한 맛을 자랑하는 가게가 있으니 바로 육돼다. 육돼는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인데, 간판도 찾기어렵고 가게 위치도 약간은 외진 곳에 엘레베이터도 없는 3층이지만 맛하나 만큼은 제대로다. 추천메뉴는 뽈살. 사실 여기 메뉴 다 맛있다. 가게가 좁아서 4인 이상은 수용하기 좀 힘들기 때문에 소수인원 모임이나 데이트코스로 추천한다.
어머니가 어릴 때 감자탕집을 하셔서 감자탕을 많이 먹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감자탕도 참 사랑하는 음식인데, 부산에 여러 이름난 감자탕집이 있지만, 맛에 비해 좀 덜 알려진 연산동 유정뼈다구해장국이 진짜 부산의 감자탕 맛집이다. 이 가게는 택시기사님이나 학생들에게는 5백원씩 할인을 해주는 착한가게로, 이 가게의 등뼈찜, 감자탕, 해장국까지 다 먹어봤는데 모든 메뉴가 너무 맛있었다. 보통 수입산을 많이 사용하는데 유정뼈다구해장국은 등뼈를 국내산으로 사용해서 부드럽고, 국물도 진하다. 아쉬운 점은 주차공간이 협소한데, 지하철로도 좀 멀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 아마 이 가게가 위치만 좋았다면 진짜 문전성시를 이뤘을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덕분에 맛에 비해 덜알려져서 방문하기 좋기도 하다.
싸고 맛있는 가게가 많은 부산대학 상권. 부산대 근처에 라멘가게가 많은데, 우마이도와 함께 가장 인기가 많은 가게는 코하루이다. 생길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인기가 많은 가게로, 이곳의 매운 돈코츠라멘이 맛있게 매운 라멘으로 가장 잘나간다. 매운맛 러버인 여자친구도 정말 좋아하는 가게. 가라아게도 정말 바삭하고 차슈도 불맛이 가득하게 맛있다. 매운맛은 3단계까지 있는데, 0.5단계가 신라면 정도이니 잘생각하고 시키자. 추천은 0.5단계 매운돈코츠 라멘이다. 가라아게도 꼭 시키자. 라멘은 참고로 예전에는 8천원이었는데 지금은 9천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인기가 좋은 가게로, 서면점과 시청점도 있는데 모두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