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스탠포드호텔에서 호캉스를 하게 되었다. 저녁에는 통영해양스포츠센터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통영 밤바다야경투어를 예약해둬서 도남동쪽의 맛집을 찾았는데, 스탠포드호텔에서 걸어서 내려갈 수 있는 곳에 2019년도부터 4년연속 블루리본을 받은 도남식당이 있어서 방문하고 솔직후기를 남긴다.
무난한 기본찬. 가운데 자리는 비워두라고 친절히 안내해주셨다. 직원분이 경남 특유의 억센 억양이 있으시지만 아주 친절하다.
해물 정식 B세트. 멸치회무침, 굴전, 생선조림과 해물탕이 나온다. 생선은 전갱이.
멸치는 역시 남해안이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멸치회무침.
손질이 잘되어있다. 뼈도 씹히지 않고 맛나다.
담백한 굴전. 여자친구가 굴을 못먹는데, 이건 먹어보더니 괜찮다고 한다. 담백하니 넘 좋다.
전갱이 치고도 꽤 큰 녀석이 나왔다. 양념도 맛나고 밥도둑.
가리비, 전복, 바지락, 홍합, 게, 새우 등 푸지하게 나온 해물탕.
해물탕에 살아있는 생전복이 나왔는데, 여자친구는 살아있는 전복을 보고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한다. 나는 꿈틀대는 전복을 보며 신선하다고 좋아했는데... 마음이 참 착하다. 여자친구의 말을 듣고보니, 영국에서는 갑각류도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게, 문어, 랍스타 등을 산채로 끓는 물에 넣는 것을 금지하는 동물복지법이 통과된 것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금새 잊고 맛나게 먹었다. 인간이 미안해...
직접 직원분이 손질해주시고, 먼저 익는 가리비, 홍합, 새우, 게 순으로 먹으라고 말씀해주셨다. 아주 편의적이고 친절하다. 역시 30년가까이 살아남은데는 이유가 있다.
어제 스탠포드횟집에서 먹은 매운탕도 그랬는데, 도남식당 해물탕도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것 같았고, 칼칼한 스타일의 얼큰 해물탕과는 거리가 먼 된장 베이스의 약간 심심한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칼칼하고 해물 육수 맛이 많이 느껴지는 맛이 좋아서 취향과는 조금 맞지 않았다.
통영은 매번 가는 식당마다 국간이 삼삼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엄마가 심심한 국간을 좋아하는 이유가 통영사람이라서 그랬구나 하는 것을 불현듯 깨달았다. 부산에서 일반적인 얼큰한 해물탕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