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함의 매력은 무엇일까. 카페를 다녀와 포스팅을 하며 생각해보니 낡음이 주는 편안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새로움이 주는 도파민과 자극이 때로는 흥미와 설렘을 주지만, 자극 끝에는 결국 피로가 기다리고 있고 피로는 잊었던 반대편의 익숙함과 편안함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그리하여 새로움을 갈망하기 전까지 다시 지루한 익숙함의 품속으로 다시금 숨어드는 것이 인간 아니겠는가. 하단의 빈티지 카페 월든은 그런 어딘가모를 지루한 편안함이 있는 곳이었다.
위치 / 요약
주소 :부산 사하구 낙동남로1390번길 16/하단동 595-27 (하단역 2번 출구에서 197m)
전화번호 : 미고지
영업시간 : 수 - 일 11:00 - 21:00 (매주 월, 화 정기휴무)
주차 : 주차공간 없음 (노상주차)
특이사항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 1인 1음료, 브런치 5시 라스트오더
오랫동안 살았던 사하구. 마음이 힘들 때면 여기 복개천을 따라 강변대로로 나가 걷곤했다.
월든은 그 강변으로 나가는 복개천 입구에 자리잡은 곳이다. 하단초등학교 옆 골목을 찾으면 더욱 발견하기 좋다.
정기휴무가 이틀이나 되고, 전화번호도 고지되어있지 않다. 비정기적인 휴무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공지한다는데 빈티지 가구는 편안함을 주지만 운영방식은 고객들에게 편안함을 주지 못하는 듯. 차를 대기에도 다소 애매한 곳이니 역에서 걸어오는 게 제일 낫다.
가게 내·외부
낡은 주택을 개조한 카페.
낮에는 플랜테리어와 목조의 엔틱함이 은은한 밝은 분위기를 내어주었는데, 어둑한 느낌과 벽돌이 주는 비밀스러운 느낌도 나쁘지 않은 듯.
테라스쪽 공간이 참 예쁘다.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가 조금 가까워서 아쉽지만 이공간만 놓고보면 참 예쁜 듯.
월,화가 휴무니 조심하자. 나도 한 번 헛걸음 했다.
저마다의 개성이 있는 엔틱한 가구들이 주는 묘한 통일감과 조화가 보기 좋다. 카페가 아주 넓지는 않은 편. 테이블을 기준으로 안쪽에 다섯 테이블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전부이다.
효율성과 획일성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각각의 공간이 개성을 갖춘 것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다. 다양한 인종적 화합이 주는 즐거움을 보여줬던 사디오 마네가 있을 때의 22시즌까지의 리버풀을 보는 느낌. (밤이라 감성 때문에 개소리가 늘었다.)
처음오는데도 묘하게 편안한 느낌. 공간에 비해 좌석이 많아서 좀 다닥다닥 붙은 느낌이 살짝 아쉽다. 하지만 이나라에서 가장 비싼 것은 공간이니 어쩔수가 없었겠지. 이해한다.
창가쪽을 바라본 자리가 너무 느낌있다. 강이 보이면 더 좋겠지만 아쉽게도 커튼을 열면 도로와 벽이 보인다. 걸어다니는 행인과 눈맞춤도 쌉가능.
고전들이 많이 꽂혀있다. 익숙한 책들도 많이 보인다. 평일 낮에 조용히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은 공간.
메뉴판
와서 알았는데 브런치 카페이기도 하다. 디저트로는 바스크 치크케이크가 메인인듯. 전체적으로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한 편. 논커피류도 상당히 특색있다.
디저트류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저녁을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패스.
음료
키위자두주스와 월든 식혜를 시킨 우리. 커피를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 컵잔은 식탁보를 오린 것 같은 낡은 천으로 접시는 나무도마로 나왔다. 아주 마음에 든다.
과일주스를 좋아하는 여자친구. 골든키위가 아니라고 지나가듯 말하는게 웃기다.
식혜도 키위자두주스도 어딘가 빈티지한 맛이었다. 식혜도 약간 무심한 맛. 근데 그게 좋다.
낡고 화려하지 않은데 편안하게 자기 색이 있는 것이 카페도 음료도 사람으로 치면 이상순씨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