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홍대 전포동. 거리도 사람들도 힙해서 전포동에 갈때마다 뭔가 나까지 힙하고 젊어진 기분(착각)이 든다. 꽁테무아는 힙한 전포동의 수 많은 카페 중에서도 인스타 최고의 핫플인 카페. Quant à moi(꽁테무아)라는 말은 불어로 나로써는, 나로말하자면 그런 말이라는데 이름처럼 꽁테무아는 전포동에서 자신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잘드러낸 공간.
이쪽 골목이 술집이며 카페며 서울로치면 홍대나 연남동같은 힙하디 힙한 느낌을 주는 곳이 많은데 꽁테무아도 역시 그런 곳.남녀노소가 다 찾는 서면과는 약간 결이 다르게 전포쪽으로 넘어오면 확실히 가게도, 그 가게를 찾는 사람들도 젊고 조금 더 개성있는 느낌이다.
영업시간은 긴편이고, 전포쪽 가게들이 으레 그럿듯 주차공간이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과 아이들이 올 수 있는 예스 키즈, 예스 펫 존이니 혹시 방해받고싶지 않고 조용한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은 유의할 것. 이런 핫플들은 보통 인스타 사진을 건지러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조용히 정취와 분위기를 즐기는 공간과는 거리가 다소 있다.
가게 내·외부
요새 건축가이신 셜록현준님과 조승연작가의 유투브 채널을 즐겨보다보니 유럽의 건축양식과문화에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이런 카페를 찾게 된건가 문득 카페를 들어서며 생각하게 되는 나.
전포동의 가게들은 대체로 오래된 주택들을 개조한 곳들이 많은데, 한참 이질적이면서도 묘하게 가게들이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잘어울려서 신기하다. 꽁테무아도 가게 특유의 분위기가 이질적일법도한데 이골목만 떼놓고보면 유럽의 오래된 골목의 한 가게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신기.
가게 테라스쪽 좌석들이 진짜 유럽느낌이 든다. (본인 유럽 가본적없음) 낮에 방문해서 찍은 사진을도 굉장히 느낌있었는데, 밤의 어둑한 분위기도 아주 매력있는듯.
카페는 아주 넓지는 않다. 원형 테이블과 작은 테이블 4~5테이블이 전부인 곳. 트리가 있어서 분위기가 더 좋다. 문하나를 열어젖혔을 뿐인데 문화를 크게 넘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국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카페 곳곳에 자연스러운 닳음과 낡음을 오히려 인테리어로 녹여놓은 포인트가 보여서 그게 새것보다 멋있게 느껴졌다. 오래된 역사와 건축물을 귀하게 여귀고 보존하려는 유럽식 사고를 재현하려 한 것 같달까.
여자친구와 특이한 원형 테이블과 좌석에 착석.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이 좋은 좌석이 비어있었다. 럭키. 엔틱한 느낌의 무드등이 아주 포인트. 주문하고 대기표는 G번을 받았다. 무선진동벨 대신에 주는 종이 대기표가 역시 갬 - 성. 역시 감성은 불편과 아날로그에 있는 것일까.
흔들린 사진 ㅠㅠ. 다른 좌석들도 예쁜데 약간은 좁다. 공간이 넓지 않아서 테이블 간격도 좁은 편.
메뉴판
감성은 이런 작은 디테일에서 오는건데 메뉴판과 주문표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다시봐도 메뉴판을 진짜 잘만든 듯. 감성을 너무 잘살렸다.
크... 이거지. 감성이란 이름으로 불편을 정당화하는 그런 인스타식 카페들이랑 다르게 메뉴판 내부는 컬러 사진으로 요리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놨고 한글 이름과 설명까지 자세히 적어놨다. 메뉴판 표지에는 감성도 살리면서 내부에는 고객친화적인 설명까지, 아주 칭찬할만한 메뉴판이다. 이 메뉴판 만든 사람 뭘 좀 안다.
카페인줄만 알고왔는데, 샴페인이나 와인도 같이 즐길 수 있는 펍이기도 한 듯.
물론 커피류도 있다. 가격대는 전체적으로 약간 있는 편인데, 이런 감성이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수준. 나는 쇼콜라를 여자친구는 카페라떼를 디카페인으로 주문했다. 커피류 앞에 디카페인과 싱글원두로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가 적혀있다. 싱글원두는 계절에 따라 변동되는 듯. 감성만 신경쓴 것이 아니라 커피와 플레이트도 퀄리티에 꽤나 신경쓰는 곳.
음료
쇼콜라와 라떼아트가 그려진 카페라떼가 나왔다. 주문표와 쇼콜라 컵받침으로 포인트와 감성을 챙긴 것은 덤.
진한 쇼콜라 맛 좋다...좋아... 술한잔 없이 감성에 취한다. 사실 인스타를 하지 않는 여자친구와 나이지만 인스타 감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것 같았다.
라떼도 만족스러웠다. 커피와 음료의 퀄리티를 보니 분위기만 신경쓴 여타 인스타 핫플들과 차별점이 느껴졌다. 오래 사랑받을만한 공간이 될 것 같은 곳이다.